음주 후 크루즈컨트롤 켠 채 졸음운전… 집행유예 판결의 의미는?

술을 마신 뒤 SUV 차량의 크루즈컨트롤을 켜놓고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을 하다 추돌 사고를 낸 20대 운전자에게 법원이 징역 1년 2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단순한 음주운전 사고를 넘어, 최근 보편화된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운전자의 책임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사건 개요: 음주·졸음·고속주행이 겹친 사고
청주지방법원 형사 5 단독 강건우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 및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상 혐의로 기소된 20대 A 씨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함께 사회봉사 120시간, 위험운전 예방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2024년 12월 4일 오전 2시 45분경 충북 청주시 오창읍 인근 중부고속도로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SUV를 운전하던 중, 크루즈 모드를 켜둔 채 졸음운전을 하다가 앞서가던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당시 차량 속도는 시속 110㎞였으며, 이 사고로 화물차 운전자는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조사 결과 A 씨는 충북 음성군 대소면에서부터 약 30㎞ 구간을 음주 상태로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의 판단: 위험성은 컸지만 피해는 제한적
재판부는 판결에서 이번 사고가 매우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부장판사는 “다수 차량이 연쇄적으로 휘말려 사망자가 발생했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집행유예가 선고된 이유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됐기 때문이다.
- 사고로 인한 인적 피해가 비교적 경미한 점
- 보험을 통해 피해가 상당 부분 회복된 점
- 피고인이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점
- 경제적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점
즉, 법원은 사고의 잠재적 위험성은 매우 크지만 실제 발생한 피해와 개인적 사정을 함께 고려해 실형 대신 사회 내 교정의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크루즈컨트롤과 운전자의 법적 책임
이번 사건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크루즈컨트롤 사용이다. 일부 운전자들은 보조 운전 기능이 사고 책임을 줄여줄 것이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법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현행 법체계에서 운전자는 언제나 차량을 직접 통제할 의무가 있으며, 졸음운전은 중대한 과실로 간주된다. 여기에 음주까지 더해질 경우 책임은 더욱 무거워진다. 크루즈컨트롤은 단지 편의 기능일 뿐, 운전자의 주의 의무를 대신할 수는 없다.
이번 판결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있더라도 최종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보여준다.
사회적 시사점: 기술보다 중요한 운전자의 판단
최근 차량 자동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운전 피로를 줄여주는 다양한 기능이 보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이 안전을 완전히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음주 상태나 극심한 피로 상태에서의 운전은 어떤 보조 장치로도 대체할 수 없는 위험 요소다. 고속도로에서의 졸음운전은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한순간의 방심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운전자 보조 기술을 과신하기보다, 기본적인 안전 의식과 책임 있는 운전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 준다.
🚗 크루즈컨트롤은 왜 만들어졌을까?
크루즈컨트롤의 기본 목적은 아주 단순해요.
👉 “일정한 속도를 자동으로 유지해서 운전자의 피로를 줄이자”
특히 고속도로처럼 장시간 같은 속도로 달릴 때, 계속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건 생각보다 피로합니다. 그래서 크루즈컨트롤은:
- 발의 피로 감소
- 일정 속도 유지로 연비 개선
- 과속 방지
- 장거리 운전 부담 완화
같은 실질적인 장점을 줍니다.
요즘 차량의 **적응형 크루즈컨트롤(ACC)**은 앞차와 거리까지 자동으로 조절해서, 교통 흐름에 맞춰 속도를 줄였다 늘렸다 하죠. 장거리 운전자에겐 꽤 유용한 기능이에요.
⚠️ 하지만 “필수 기능”은 아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이 기능을 “반자율주행”처럼 오해한다는 점이에요.
크루즈컨트롤은 어디까지나 보조 기능이지, 운전을 대신해주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단점도 분명해요:
- 졸음운전 유발 가능성 증가
- 긴급 상황 대응이 늦어질 수 있음
- 악천후·복잡한 도로에선 오히려 위험
- 운전 집중력 저하
특히 교통량이 많거나 도심 주행에서는 거의 쓸 일이 없어요. 그래서 많은 운전자에게는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운전에 큰 지장은 없는 기능”**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꽤 필요하다
반대로 이런 경우엔 체감도가 큽니다:
- 고속도로 장거리 운전을 자주 하는 사람
- 출퇴근 거리가 긴 운전자
- 다리 피로가 심한 운전자
- 연비 운전에 신경 쓰는 사람
이런 사람들에게는 크루즈컨트롤이 피로 감소 + 안전 운전 유지에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건 **“편의 기능이지 자동 운전이 아니다”**라는 인식을 유지하는 거예요.
필요 여부는 “사용 방식”에 달려 있다
크루즈컨트롤은 꼭 필요한 필수 장비라기보다,
👉 “잘 쓰면 안전과 편의를 높이는 도구”
👉 “잘못 쓰면 방심을 부르는 위험 요소”
라고 보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핵심은 기능 자체가 아니라 운전자의 태도예요. 핸들에서 손과 시선을 떼지 않고, 언제든 즉시 개입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유용한 기능이지만, 긴장을 풀어버리는 순간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마무리
음주운전과 졸음운전은 각각만으로도 중대한 범죄이자 위험 행위다. 여기에 고속 주행과 운전자 보조 기능에 대한 과신까지 더해질 경우 사고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이번 판결은 처벌의 수위뿐 아니라, 현대 교통 환경에서 운전자가 가져야 할 책임 의식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기술은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일 뿐, 안전을 지키는 최종 주체는 결국 운전자 자신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